기업 경영에는 크게 세가지 꼭지가 있습니다. <고객>, <사람> 그리고 <일>이 바로 그것입니다. <착한경영>에서는 이 3대 꼭지 중 하나인 ‘사람’의 영역을 ‘공헌의지 (Contribution will)’라고 부릅니다.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생산하는 기관입니다. 전통경제학자들은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 생산요소(factors of production)를 자본, 토지, 노동이라고 하였습니다. 자본주의(Capitalism)는 그 중에서도 ‘돈(자본)’을 최우선 자리에 올려놓은 제도입니다. 돈을 빌려 새로운 부가가치를 높이는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든 제도인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노동이나 토지는 자본이 예속되는 요소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기업 경영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사람’에 대한 인식도 변하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를 촉발시킨 것은 역설적으로 1900년대 초에 시작된 프레드릭 테일러 (Frederick Taylor)의 ‘과학적 관리법’일 것입니다. 1910년대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와중에 1920년대에 들어 Mary Parker Pollett 는 기업에서의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건설적 갈등 해결, 참여, 평면적인 조직 구성 등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창했습니다 (안드레아 가보의 ‘자본주의 사상가들’ 107쪽). 인간관계론의 씨앗이 처음으로 싹트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아마도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에 대한 안티테제였을 것입니다.
인간관계론을 얘기하자면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 있습니다. 바로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엘튼 메이요(Elton Mayo)가 벌였던 호손(Hawthorne) 공장에서의 실험(1927~1932)입니다. 공장의 밝기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한 이 실험에서 ‘인간 존중’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사람’에 대한 인식은 실제 기업경영 현장에서 경영자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정리한 1930년대 체스터 버나드(Chester Barnard)를 거쳐 1950년대에 이르러 에이브러햄 매슬로우(Abraham Maslow), 더글러스 맥그리거 (Douglas McGregor), 피터 드러커 (Peter Drucker) 등을 거치면서 ‘인간관계론’이라는 체계적인 움직임으로 공고해 지면서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인간관계론이 발전하면서 기업에서의 ‘사람’의 지위는 물건(Materials)에서 자원(Resource)으로 승격됩니다. 사람이란 시키는 일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역량개발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생산해낼 수 존재라는 점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러던 ‘사람’이 21세기가 되자 또 한번 위상이 크게 변합니다. 자원(Human Resource)에서 자본(Human Capital)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드디어 자본과 동일한 수준으로 중요성이 부상한 것입니다.
‘사람’이 ‘자본(Capital)’과 동일한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은 ‘돈’이 기업경영의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였던 자본주의(Capitalism) 사회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난 셈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이 먼 것만 같습니다. 사람이 돈과 동일한 수준이라니요. “사람 나고 돈 났지 돈나고 사람났냐?”라는 말이 있습니다. 당연히 사람이 돈보다 위에 있어야 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착한경영>은 기업경영에서의 ‘사람’이 인적 자본(Human Capital)이 아니라 그냥 ‘사람이라는 존재(Human Being)’가 되어야한다고 믿습니다. 사람이 기업경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기업 경영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기업은 사람들의 사회 속에 존재합니다. 그러니 사람들에게 널리 유익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처럼 사람에게 유익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일진대 사람을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삼는다는 것 자체가 내재적 모순에 빠지는 것입니다.
최근 기업경영에 대한 수 많은 연구가 진행되면서 어떤 조직에서든 사람이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대접받아야 그 조직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많은 실험과 실제에 의해 증거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돈을 받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협력하는 집단의 일원이고 싶은 것입니다. 누구나 자율적으로 자기가 속한 집단에 공헌하고 싶은 강력한 의지가 있는 것입니다. 바로 착한경영이 말하는 <공헌의지>입니다.
<착한경영>은 모든 기업에서 사람이 인적 자원(Human Resource)도, 인적 자본(Human Capital)도 아닌 인간 존재(Human Being)가 되는 날을 꿈꿉니다. 구성원들의 공헌의지가 최고의 사회적 가치창출로 이어지는 멋진 조직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저희가 하는 활동이 그런 변화를 시도하는 기업들에게 밀알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사람에 대한 기업의 인식을 보여주는 인사부서의 명칭 변경
Labor -> Employee -> Personnel -> Human Resource -> Human Capital -> Human Being